UjooSun #3
Designer: Chanhoon Park
@piaz_design
박찬훈의 작업은 나무라는 재료가 품고 있는 시간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한다. 나무의 표면에 드러나는 나뭇결은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해 온 흐름이자 자연의 역사이다. 반면 작가가 목재 위에 새겨 넣는 문양은 인간이 남겨온 기억과 경험, 즉 인간의 시간과도 같은 흔적이다. 그의 작업은 이 서로 다른 두 시간의 층위를 하나의 표면 위에서 만나게 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나무 위에 문양을 새기고, 때로는 불로 표면을 태우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문양은 단순한 장식으로 존재하기보다 나뭇결과 교차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업에서 문양은 인간이 남긴 시간이고, 나뭇결은 자연이 남긴 시간이며, 불은 이 두 시간을 하나의 표면 위에서 다시 만나게 하는 매개가 된다. 불은 자연을 훼손할 수 있는 힘을 지니지만, 동시에 나뭇결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재료의 밀도를 단단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문양을 새기고, 불로 태우며, 다시 나무의 결을 드러내는 반복의 행위는 단순한 제작 과정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재료와 시간을 마주하는 하나의 수행에 가까운 과정이다. 박찬훈의 작업은 이러한 수행을 통해 인간의 흔적과 자연의 흔적이 겹쳐지는 순간을 표면 위에 기록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나무라는 재료 속에 축적된 시간의 층위를 시각과 촉각의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이끈다.
